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만유를 다스리시는 통치자 되시는 주님, 사랑으로 우리를 품으시는 인애의 하나님,
4월 셋째 주일, 봄의 한가운데에 서서 연둣빛이 짙은 녹음으로 깊어가는 계절 속에 저희를 주님의 전으로 불러 모아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립니다. 겨울의 마른 가지 위에 새 잎을 입히시고, 차가웠던 바람 끝에 따뜻한 숨결을 실어 보내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우리 삶의 계절도 주님의 섭리 가운데 움직이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오늘 이 예배 가운데 하늘의 문을 여시고, 말씀과 성령으로 우리의 심령을 새롭게 하옵소서.
긍휼의 하나님, 먼저 우리의 죄를 고백하며 회개합니다. 주님의 은혜로 살면서도 감사는 메말랐고, 말씀을 들으면서도 순종은 더뎠습니다. 사랑으로 품기보다 판단으로 밀어내고, 화평을 세우기보다 자기 의와 분노로 관계를 깨뜨린 일이 많았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고백으로는 풍성하나 삶으로는 빈약했던 허물을 주님 앞에 내려놓사오니, 용서의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어 주시고, 성령으로 새 마음을 부어 주옵소서. 우리가 다시 주님께로 돌아와, 겸손히 주의 통치를 인정하는 백성이 되게 하옵소서.
통치의 하나님, 오늘 우리에게 다시 깨닫게 하옵소서. 세상은 우연과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듯 보이나, 역사의 주권은 주님께 있습니다. 하늘과 땅, 나라와 민족, 우리의 가정과 일터, 보이는 일과 보이지 않는 일까지도 주님의 손길 아래 있음을 믿습니다. 그러니 주님,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도 우리가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게 하시고, “주께서 다스리신다”는 고백으로 마음을 붙들게 하옵소서. 주님의 통치는 차가운 권력이 아니라 사랑의 다스림이요, 억압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은혜의 왕권임을 알게 하옵소서.
사랑의 하나님, 봄이 깊어가며 잎이 무성해지듯, 우리 안에도 사랑이 자라게 하옵소서. 말로만 사랑을 말하지 않게 하시고, 오래 참음과 온유와 절제의 열매가 실제 삶에서 맺히게 하옵소서. 가정에서는 따뜻한 말이 회복되게 하시고, 교회에서는 서로를 세우는 격려가 넘치게 하시며, 일터와 세상 속에서는 정직과 성실로 주님의 향기를 드러내게 하옵소서.
교회의 머리 되시는 하나님,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붙들어 주옵소서. 우리 교회가 사람의 기분과 여론에 휘둘리지 않게 하시고, 오직 말씀 위에 굳게 서게 하옵소서. 목회자와 교역자들에게 성경을 바르게 전할 지혜와 거룩한 담대함을 주시고, 장로님들과 제직들, 봉사자들과 모든 성도들에게 한 마음을 주셔서 섬김이 짐이 아니라 예배가 되게 하옵소서. 특히 한국교회를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세상 앞에서 복음의 빛이 흐려지고 신뢰가 약해진 때가 많사오니, 주님, 회개하게 하시고 다시 십자가의 길로 돌아오게 하옵소서. 숫자와 외형을 자랑하지 않게 하시고, 거룩과 사랑과 진실로 새로워지게 하옵소서. 강단이 사람을 기쁘게 하는 말이 아니라, 죄를 깨우고 은혜로 살리는 복음의 선포로 견고히 세워지게 하옵소서.
하나님, 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경제의 어려움과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가정과 일터가 흔들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공급하시는 하나님, 일할 기회를 열어 주시고, 기업과 산업의 현장에 지혜와 혁신의 길을 허락하셔서 정직한 노동이 열매 맺게 하옵소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실직과 부채로 무너진 이들의 마음을 주께서 위로하시고, 필요한 도움의 통로가 열리게 하옵소서. 특히 청년들이 좌절 속에 주저앉지 않게 하시고, 일자리와 주거, 교육의 문제 속에서 실제적인 길이 열리게 하옵소서.
공의의 하나님, 정치와 사회의 영역도 주께서 다스려 주옵소서. 분열과 혐오, 거짓과 선동이 우리 공동체를 찢어 놓지 못하게 하시고, 지도자들에게는 두려운 책임감과 겸손을 주시며, 공정과 정의를 행할 지혜를 더하여 주옵소서. 국민들에게도 서로를 적으로 삼는 마음을 거두게 하시고, 진실을 사랑하며 공동선을 구하는 성숙함을 허락하옵소서. 갈등을 풀어내는 대화의 문을 열어 주시고,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과 문화가 뿌리내리게 하옵소서. 교회 또한 이 땅의 빛과 소금으로서, 미움의 언어가 아니라 화평의 언어로, 정죄가 아니라 회복의 길로 이 사회를 섬기게 하옵소서.
은혜의 하나님, 오늘은 장애인주일로 지킵니다. 주님, 우리 공동체가 장애를 ‘도움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을 회개하게 하옵소서.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이며, 교회는 그 누구도 주변부로 밀려나지 않는 그리스도의 한 몸임을 믿습니다. 환영하시는 하나님, 장애를 가진 지체들이 예배와 교육, 교제와 사역의 자리에서 배제되지 않게 하시고, 접근과 이동, 소통과 참여의 장벽이 낮아지게 하옵소서. 이해의 하나님, 우리에게 배려의 눈을 열어 주시고, 말과 태도 속에 숨어 있는 무심함과 편견을 씻어 주옵소서. ‘함께’ 예배드리는 교회, ‘함께’ 사역하는 교회, ‘함께’ 웃고 우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치유의 하나님, 장애로 인한 통증과 합병증, 지속되는 치료와 재활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주께서 붙들어 주옵소서.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들과 돌봄을 맡은 이들의 피로와 눈물도 아시니, 위로의 하나님이 되어 주시고 쉼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또한 주님, 우리 공동체가 단발성 격려로 그치지 않게 하시고, 실제적인 동행과 지원으로 사랑을 증명하게 하옵소서. 일자리, 교육, 이동, 돌봄의 문제 앞에서 외롭지 않게 하시고, 지역사회와 제도 속에서도 정의로운 길이 열리게 하옵소서.
주님, 성도들의 삶을 붙들어 주옵소서. 봄볕이 따뜻해도 밤공기는 차가울 때가 있듯,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마음속 깊은 곳에 염려와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이 있습니다. 위로의 하나님, 낙심한 자에게 새 힘을 주시고, 불안한 마음에 평강을 부어 주옵소서. 병상에 있는 성도들에게는 치료의 은혜를, 경제적 어려움 속에 있는 성도들에게는 공급의 은혜를, 관계로 지친 성도들에게는 화해의 길을 열어 주옵소서.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사랑 안에 거하게 하시고, 그 사랑이 우리를 통해 흘러가게 하옵소서.
마지막으로, 순종을 기뻐하시는 하나님, 오늘 예배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은혜가 되게 하옵소서. 녹음이 하루아침에 짙어지지 않듯, 우리의 거룩함도 한 번의 결심으로 완성되지 않음을 압니다. 그러나 주님, 작은 순종을 하루하루 쌓게 하시고, 말씀 앞에 ‘아멘’으로만 끝내지 않게 하시며, 행동으로 응답하게 하옵소서. 우리의 가정과 일터와 사회 속에서 주님의 통치가 드러나게 하시고, 사랑이 선택이 되게 하옵소서.
오늘 선포되는 말씀 위에 권능을 더하시고, 성령께서 예배의 처음과 끝을 친히 주관하여 주옵소서.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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