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기도시간
구약과 신약에 의하면 유대인들은 기본적으로 하루에 세 번 기도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세 번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시간이고, 두 번 더 기도하여 하루에 다섯 번 정도 기도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두 번은 공적 기도 시간이 아닌 사적 기도 시간에 속하며 경건한 이들은 지켰지만 일반인들까지 지켰다는 기록은 찾기 힘들다. 이슬람 교도들은 하루에 다섯 번째 계속 기도한다.
다윗의 기도
시편 55:17에 의하면 다윗은 저녁과 아침, 정오에 기도 했다고 고백합니다.
- 시 55:17 저녁과 아침과 정오에 내가 근심하여 탄식하리니 여호와께서 내 소리를 들으시리로다
다니엘의 기도
다윗 외에 하루 세 번 기도했던 사람은 다니엘이다. 왕이 아닌 다른 신에게 절하거나 기도하는 자들을 죽인다는 조서에 도장이 찍힌 것을 알고도 다니엘은 고민하지 않고 예루살렘을 향하여 창을 열고 세 번 기도한다. 하지만 세 번이 정확히 어느 시간인지 알 길은 없다.
- 다니엘 6장 10절 다니엘이 이 조서에 왕의 도장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
신약의 기도 시간
신약에서도 구약의 전통을 따라 하루 세 번 기도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신약의 기도 시간은 구약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시간은 제삼시(오전9시경), 제육시(정오), 그리고 제9시(오후3시경)로 알려져 있다. 성전 미문에 앉은 앉은뱅이를 일으킨 베드로의 기적은 ‘제 구 시 기도 시간'(행 3:1)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산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오전 9시와 정오, 그리고 오후3시에 매일 기도가 가능할까? 그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해가 진 시간이 하루의 시작으로 들어가며 첫 기도 시간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현대 시간으로 오후 5-7시 사이가 된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새벽 4시 경이면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오전 9시에 기도한다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다.
오전 9시와 정오, 그리고 오후 3시라는 기도 시간은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 모르지만 성경은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하루에 세 번은 공적으로 정해진 기도시간으로 보인다. 현대 경건한 유대인들은 아침이 동일 틀 때와, 정오, 그리고 해가 지는 석양에 기도한다. 아마도 이것이 옳아 보인다.
정리
유대인들의 기도 시간은 제삼시로 오전 9시경, 오후 기도인 오후 3시경,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녁 기도가 있다. 해질무렵으로 딱히 정해진 시간은 아니다. 일몰 시간에 맞춰 기도했다. 유대인들은 저녁이 다음날로 넘어가기 때문에 순서상으로 보면 저녁 기도(대략 오후 6시경), 오전 9시경, 오후 3시경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면
1. 오전 9시 – 제삼시 기도(Shacharit, שַׁחֲרִית)
히브리어 샤하르(שַׁחַר)는 ‘새벽, 동틀 때’를 뜻합니다.
- 구약적 기원
- 출애굽기 29:38-42 – “아침마다 어린 양 한 마리를 번제로 드리라.”
- 시편 5:3 – “여호와여 아침에 주께서 나의 소리를 들으시리니”
- 새벽은 ‘하나님의 자비가 새로워지는 시간’(예레미야 애가 3:23)으로 인식되었습니다.
- 신약적 의미
- 사도행전 2:15 –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이 바로 이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이는 ‘하루의 첫 시간에 성령이 임한다’는 상징성을 가집니다.
- 아침 기도는 부활과 새 창조의 시간을 상기시켰습니다.
- 신학적 해석
- 제삼시는 ‘새 시작’과 ‘성령의 능력’을 상징합니다.
- 십자가 사건에서도 오전 9시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시간(마가복음 15:25)입니다. 이는 아침 기도가 곧 ‘구속의 시작’을 기억하게 하는 시간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2. 오후 3시 – 제구시 기도(Mincha, מִנְחָה)
히브리어 민하는 ‘곡물 제물, 헌물’을 뜻하며, 번제와 함께 드려지는 제사의 한 부분입니다.
- 구약적 기원
- 민수기 28:4, 역대하 13:11 – 오후 3시경 드려지는 저녁 번제와 민하 제사.
- 열왕기상 18:36 –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과 대결한 후 “저녁 제사 드릴 때” 하나님께 불로 응답받음.
- 신약적 의미
- 사도행전 3:1 – 베드로와 요한이 제구시 기도시간에 성전에 올라가다 앉은뱅이를 고침.
- 사도행전 10:30 – 고넬료가 제구시 기도 중 천사의 환상을 봄.
-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고 하신 시간이 바로 이때(마태복음 27:46-50).
- 신학적 해석
- 제구시는 ‘속죄와 화목’의 시간입니다.
- 오후 기도는 ‘하루의 마지막 힘으로 하나님께 드림’을 상징하고, 십자가의 완성과 직결됩니다.
3. 저녁 – 마아리브(Ma’ariv, מַעֲרִיב)
히브리어 에레브(עֶרֶב)는 ‘저녁, 해 질 때’를 뜻합니다.
- 구약적 기원
- 창세기 1:5 –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 하루의 시작은 저녁으로 계산.
- 시편 141:2 –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 저녁 기도는 분향과 관련됨.
- 다니엘 6:10 – 하루 세 번 기도, 저녁도 포함.
- 신약적 의미
- 누가복음 24:29-31 –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해 질 무렵’ 예수님과 함께 떡을 떼며 눈이 열림.
- 저녁 기도는 하루의 마무리이자 새로운 날의 시작을 준비하는 기도.
- 신학적 해석
- 마아리브는 ‘쉼과 안식’의 시간입니다.
- 하루의 끝에서 하나님께 모든 일을 맡기고, 밤의 어둠 속에서도 하나님의 보호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4. 종합적 상징
- 오전 9시 – 시작, 부활, 성령, 구속의 시작
- 오후 3시 – 속죄, 완성, 화목, 응답의 시간
- 저녁(일몰) – 쉼, 위탁, 새로운 창조의 준비
이 구조는 ‘창조–속죄–완성’이라는 구속사적 순환과 맞물립니다.
그래서 초대교회는 이 시간 구조를 단순히 유대 전통으로만 보지 않고, 그리스도의 사역과 성령의 역사를 기억하는 ‘복음의 시간표’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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