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3장 사랑과 은사
개요
아마도 성경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장 중의 하나가 고린도전서 13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체로 시편 23편을 가장 많이 선호하고, 그 다음은 시편 1편과 고린도전서 13장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장이 고린도전서 13장입니다. 저희들은 고린도전서를 살펴보면서 왜 바울이 사랑이라는 주제로 한 장을 할애하는지를 압니다. 다양한 은사가 있음에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고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분쟁하는 고린도교회가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성령의 은사를 이야기하다 갑자기 중단하고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14장에서 다시 성령의 은사를 소개함으로 은사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그렇다면 바울이 말하는 사랑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이 13장의 구조를 나누었습니다.
1-3절 사랑의 필요성
4-7절 사랑의 특징
8-13절 사랑의 영원성
1-3절 사랑의 필요성
고린도전서 13: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고린도전서 13:2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고린도전서 13:3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1-3절에서는 ‘만약 사랑이 없다면’으로 시작합니다. 1-3절까지는 한 절 한 절이 모두 조건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영어 성경도 동일하게 ‘If’로 시작합니다. 1절에서는 만약 사랑이 없다면,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해도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문맥의 흐름을 볼 때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 도달하기 힘든 탁월한 능력을 지는 어떤 수사학적 능력이나 지식 등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바울은 비록 그런 능력이 있다고해도 사랑이 없다면 ‘소리나는 구리와 울리는 꾕과리’가 된다고 말합니다. 이곳에서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는 앞선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과 정반대되는 것으로 무가치한 것을 의미합니다.
고든 피라는 학자는 ‘사람의 방언’을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하는 사람의 말’이고, ‘천사의 말’은 천국 언어로 의사도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데이비드 갈런드라는 학자는 ‘천사의 말’을 고린도후서 12:1-4에서 소개하는 삼층전에서 듣고 온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울의 논증의 핵심은 ‘비록 인간의 힘으로 도달할 수 없는 탁월한 언변력이나 천상의 언어를 구사할지라도 사랑이 없다면 시끄러운 잡음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 부분은 분쟁의 원인이 된 헬라적 철학과 수사학을 염두에 두고 비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2절도 1절의 패턴을 그대로 따릅니다. 만약 사랑이 없다면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비밀과 지식을 알고,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 있어도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2절은 약간 노골적입니다. 예언이나 비밀을 아는 것, 지식과 믿음 등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자랑하고 갖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비록 그러한 은사가 있다 해도 사랑이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NIV: I am nothing) 3절을 볼까요? 3절은 행위에 관한 것입니다. 구제와 자신을 불사르는 헌신이 있다고 사랑이 없다면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3절은 행위구원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말 잘하는 것도 아니고, 지식도 아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반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지식만 있고, 행동이 없는 이들이 ‘나는 비록 배우지 못했지만 삶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말의 이면을 잘 들여다보면 은근한 자기자랑과 행위로 인한 교만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일까요? 이제 두 번째 단락으로 넘어갑니다.
4-7절 사랑의 특징
고린도전서 13:4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고린도전서 13:5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고린도전서 13:6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고린도전서 13:7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4-7절에서는 사랑의 특징이 뭔가를 정의합니다. 4절에서는 한 개인과 관련된 것입니다. 먼저 사랑은 오래 참습니다. 오래 참음은 기다림을 말합니다. 상대가 부족하거나 늦을 때 기다려줍니다. 갓 태어난 아이가 걷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부모는 아이를 기다립니다. 이것이 사랑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오래 참음의 헬라어를 보면 고난을 잘 견딘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온유입니다. 온유는 타인에 대한 친절함을 뜻하지만 다른 면에서 타인의 비방과 악행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는 것도 포함합니다. 두 특징은 악한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다음 시기하지 않음과 자기 자랑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시기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타인이 가지고 있을 때 그것을 깎아내리려는 교만입니다.
5절에서는 타인과의 관계로 확장됩니다. 무례함, 자기의 유익, 성냄, 악한 것을 생각하는 것들은 죄인들의 특징입니다. 6절에서는 불의를 기뻐하지 않음과 진리와 함께 기뻐함을 소개합니다. 7절은 참고, 믿고, 바라는 것으로 소개합니다. 이 모든 특징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한 마디로 예수님의 생각과 삶을 닮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8-13절 사랑의 영원성
고린도전서 13:8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고린도전서 13:9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니
고린도전서 13:10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으로 하던 것이 폐하리라
고린도전서 13:11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고린도전서 13:12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린도전서 13:13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이제 세 번째 단락으로 넘어갑니다. 바울은 왜 사랑이 중요한가를 설명하면서 ‘사랑의 영원성’을 강조합니다. 8절을 보십시오.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합니다. 이러한 은사들은 이 땅에 있는 동안 잠깐 동안 필요한 것입니다. 마치 바다를 건널 때 배가 필요하지만 육지에 도착하면 배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영원합니다. 천국은 사랑 자체이며, 사랑하며 살아가는 곳입니다. 예언과 방언과 지식은 영원한 몸으로 부활할 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것들은 육신의 몸을 입고 이 땅을 살아갈 때 잠깐 필요한 것들입니다.
바울은 부분적인 것과 온전한 것을 비교함으로 이 땅에서의 삶이 온전하지 못함을 말합니다. 예언과 방언과 지식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자랑하는 것들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임시적인 것이고, 불안정한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고린도 교회는 그것이 마치 가장 소중한 것이고, 가장 완벽한 것인 양 자랑합니다. 그러한 것들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만 폐하여질 것입니다. 우리에게 아무리 위대하고 소중한 은사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들은 이 땅에서 잠시 다른 사람을 섬기고, 교회를 섬기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영원하지 않듯 그러한 은사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으로 자랑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들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영원합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복음이며, 하나님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사도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 요한1서 4:8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의 핵심이 무엇입니까? 바로 사랑입니다.
누가복음 10:27 대답하여 이르되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
8-11절에서는 사랑이 아닌 다른 은사의 임시적 특성을 말합니다.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자랑하는 예언, 방언, 지혜 등은 모두 이 땅에서 잠깐 있다 없어질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들입니다. 또한 전체가 아닌 부분적인 것들에 불과합니다.
11-12절에서는 어린 아이의 비유를 통해서 성숙한 성도는 완전한 지식과 이해에 도달하게 되는 데,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우리가 자랑하는 것들, 우리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임시방편, 불완전한 것입니다. 잠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들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이고, 대단한 것인 양 으스대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어렸을 때는 미숙한 시간을 말합니다. ‘어리다’라는 헬라어 ‘νήπιος’는 로마서 2:20에서 어리석자와 교차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뭔가를 분별하지 못하고 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 롬 2:20 율법에 있는 지식과 진리의 모본을 가진 자로서 어리석은 자의 교사요 어린아이의 선생이라고 스스로 믿으니
장성하며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려야 합니다. 어린아이는 가진 철없는 생각과 왜곡된 판단 등을 버리고 성인답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바울은 12절에서는 희미한 거울과 얼굴을 맞대어는 명징함을 비교합니다.
어린아이 – 장성한 사람
거울 희미함 – 얼굴을 맞대고 몸
이러한 구도는 어린 아이는 미성숙하고 판단이 흐린 시기라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 고린도 교회 성도들의 수준입니다. 지금 당장 그러한 미성숙함을 버리고 장성한 사람답게 행동하라고 촉구합니다. 그렇다면 장성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것은 사랑입니다.
믿음(피스티스 πίστις)
믿음은 신실하다는 뜻으로 변함없이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 이유는 변함 없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니다. 한 번 주신 언약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믿음으로 반응합니다.
소망 (엘피스 ἐλπίς)
소망은 믿음에 근거하 미래에 대한 확신과 신뢰입니다. 믿음이 사라지면 소망이 사라집니다. 또한 소망은 소망하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아가페 ἀγάπη)
사랑은 수단이 아닌 본질입니다. 믿음과 소망의 전제는 사랑이고, 믿음과 소망이 사라진다해도 사랑은 영원합니다.
마무리
사랑의 원천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바라보고 아들을 통해 구원하신 것처럼 교인들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다른 은사들은 임시적이고 불완전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그리스도인들은 그 사랑을 따라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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