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감사 기도] 3월을 시작하며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3월의 문턱에 서서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겨울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던 찬 공기가 조금씩 물러가고,
가지 끝마다 연둣빛 기척이 스미는 이 계절의 변화 속에서
주님의 손길을 느끼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계절은 한 번도 스스로 온 적이 없고
늘 주님의 명령을 따라 움직였음을 고백합니다.
봄이 오는 것도,
얼었던 땅이 풀리는 것도,
마른 줄 알았던 가지에서 싹이 돋는 것도
모두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믿습니다.
그렇다면 제 인생의 계절 또한
우연이 아니라 은혜의 질서 속에 있음을 신뢰합니다.

3월을 시작하며 제 마음을 돌아봅니다.
겨울처럼 굳어 있던 생각들,
차가운 염려에 얼어 있던 기도의 자리,
형식에 머물렀던 예배의 시간을 떠올립니다.
주님, 저를 깨워 주옵소서.
봄이 땅을 깨우듯
성령의 바람으로 제 영혼을 흔들어 주옵소서.
무감각해진 신앙을 일으키시고
습관처럼 반복되던 믿음을
다시 살아 움직이는 믿음으로 바꾸어 주옵소서.

사순절의 걸음 속에 서 있습니다.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신 주님의 침묵과 순종을 묵상합니다.
저를 위해 찢기신 사랑을 생각하면
제 삶의 불평은 작아지고
제 교만은 부끄러워집니다.
주님, 저를 성숙한 믿음으로 이끌어 주옵소서.
편안함만 찾는 어린 신앙이 아니라
고난의 의미를 묵상하며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는 깊은 신앙으로 자라게 하옵소서.

3월의 시작과 함께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흔들리는 경제,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견디는 사람들,
미래를 걱정하는 청년들,
은퇴 이후를 염려하는 어른들.
주님, 이 땅을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숫자와 지표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먼저 붙들어 주옵소서.
정직과 신뢰가 회복되게 하시고
욕심보다 공의가 앞서게 하옵소서.

제 건강을 지켜 주심을 감사합니다.
당연하게 여겼던 숨,
평범하게 여겼던 하루의 움직임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깨닫게 하옵소서.
병상에 있는 이들을 기억하게 하시고
건강할 때 교만하지 않게 하시며
연약할 때 낙심하지 않게 하옵소서.

교회를 생각합니다.
봄을 기다리는 밭처럼
말씀의 씨앗이 심겨 있는 공동체를 감사합니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라고 있는 믿음의 뿌리를 믿습니다.
주님, 우리 교회를 깨어 있게 하옵소서.
분주함 속에서도 기도를 잃지 않게 하시고
성장보다 거룩을,
확장보다 본질을 붙들게 하옵소서.

제 가정을 돌아봅니다.
익숙함 속에 감사를 잃지 않게 하시고
말 한마디에 사랑이 담기게 하옵소서.
함께 웃을 수 있음이 은혜임을 알게 하시고
함께 기도할 수 있음이 기적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갈등이 있다면 화해를,
지침이 있다면 위로를,
침묵이 있다면 이해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주님, 3월은 시작의 계절입니다.
새 학기, 새로운 계획, 새로운 결심들.
그러나 무엇보다
제 안에 새로운 마음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결심만 반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용히 순종을 쌓아 가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눈에 띄는 변화보다
깊이 뿌리내리는 변화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봄은 소리 없이 오지만
결국 세상을 바꿉니다.
저의 믿음도 그러하게 하옵소서.
요란하지 않아도,
자랑하지 않아도,
묵묵히 자라나
어느 날 열매로 드러나는 신앙이 되게 하옵소서.

주님, 3월을 감사합니다.
지금의 자리도 감사합니다.
완전하지 않은 제 모습도
다듬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믿고 감사합니다.

이 달의 모든 날들을
감사로 시작하고
감사로 마치게 하옵소서.

계절을 주관하시고
역사를 이끄시며
제 인생을 섬세히 빚어 가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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